[드림 피부과의 연고 도포 시 주의사항]
디페린 겔, 에피듀오 겔
저녁에 자기 전에 화장을 한 후 가장 마지막 단계에 바릅니다. 처음에는 부분적으로 바르기 시작해서 문제가 없으면 점차 넓게 바릅니다. 눈가와 입가, 턱밑은 피하는데, 설사 눈가와 입가에는 여드름이 있다고 하여도 바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바르며, 다른 레티노이드와는 달리 햇빛에 쉽게 분해되지 않으므로 필요 시에는 아침에 바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극이 있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사용 3-4일 후에 따가우며 붉어지고 각질이 이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 경우는 사용을 중단하셔야 하고, 자극을 줄이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극이 지나간 후에는 다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을 시작하셔도 됩니다. 계속 사용하여도 자극증상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듀악겔
대략 100명중 한 명 꼴로 자극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첫 날은 부분적으로 얼굴의 가 쪽에 얇게 발라 테스트를 해봅니다. 자극이 있는 경우는 테스트한 부위가 붉어지며 부어 오릅니다. 이 경우는 이 연고를 더 이상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문제가 없으면 여드름이 있는 부위에 손 끝을 이용하여 얇게 바르기 시작합니다. 여드름 부위에 톡 찍어 바르거나 면봉으로 바르면 균일하게 도포되지 않으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단독 사용시에는 저녁에 바르지만 디페린겔과 같이 사용할 때는 아침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저녁에 두 가지를 같이 바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동안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큰 여드름을 빨리 없애겠다는 욕심으로 두껍게 발라서는 안됩니다.
클레오신티 액
자극 문제도 없고 초기 여드름에 잘 듣습니다. 그러나 평소 꾸준하게 바르면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붉은 여드름이 있을 때에만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확하게 바르는 시기와 안 바르는 시기를 구분하여 쓸 때는 제대로 쓰고 안 쓸 때는 전혀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중간하게 바르다 안 바르다 하면 항생제의 내성을 키워주는 셈이 되므로 나중에 안들을 수 있습니다.
아젤리아 연고
여드름의 여러 단계에 모두 작용할 수 있는 연고로, 염증성 여드름과 비염증성 여드름 모두에 쓸 수 있지만 전반적인 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내성이 생기지 않으며 다른 연고와 작용기전이 다르므로 같이 사용하거나 유지요법으로 쓰기에 좋습니다. 아침과 저녁 하루 두번 바르며, 화장의 에센스 단계에 같이 바르시면 됩니다. 간혹 바른 후 따가운 증상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0분 내에 사라지며, 이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따가운 느낌이 너무 강하거나 오래 가면 다시 사용법을 조정하거나 다른 연고로 바꾸게 됩니다.
[여드름 연고치료의 기본 상식]
여드름에 사용하는 연고에는 작용 방식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여드름 연고 중에도 오래 쓰면 안 되는 연고가 있고, 오래 써도 되는 연고가 있습니다. 내성이 생기는 연고가 있고, 내성이 생기지 않는 연고가 있습니다. 초기에 쓰는 연고가 있고, 유지를 위해 쓰는 연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분들의 말을 듣거나 인터넷의 글들을 읽다 보면 여드름에 사용하는 연고류를 모두 '여드름 연고'로 묶어서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와 많이 마주치곤 합니다.
여기서는 여드름 연고에는 대략적으로 어떤 종류의 것들이 있고, 사용상의 주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아주 간략하게 여드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보자면, 1. 사춘기가 되면 호르몬이 증가하며 피지선이 커지고, 2. 피지선 입구에 각질이 쌓여 막히게 됩니다. 3. 여기에 여드름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피지선 입구가 막히는 단계인데, 각질이 쌓여 입구를 막는 과정입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retention hyperkeratosis라고 합니다. 문헌마다 번역이 다르지만 정체성 과각화증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맞는 것 같습니다. 각질층이 두터워졌는데 떨어져 나가지 않아 모공을 막는 것이니까요. 참고로, 이 과정은 피부 표면에 각질이 있다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고, 또한 때나 화장품이 모공을 막는 것도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칼럼에서 좀 더 깊이 다뤘습니다.)
바르는 연고로는 첫 번째 과정 즉, 호르몬의 증가나 피지선의 비대를 줄여줄 수 없습니다. 같은 성분도 바르는 것과 먹는 것의 효과는 달라서, 먹으면 피지선의 크기가 감소하고 피지 분비가 줄어드는 성분 (isotretinoin 흔히 상품명 로아큐탄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 발라서는 첫 번째 과정에는 아무런 효과를 보이지 못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여드름 연고는 대부분 2번 과정과 3번 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2번 과정 즉, 모공이 막히는 것을 줄여주면 면포와 전체 여드름의 개수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고, 3번 과정 즉, 염증과정을 줄여주면 붉은 여드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흔히 생각하듯이 연고가 어느 한 단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모공이 막히지 않게 하면서 염증을 줄여주기도 하고, 염증을 줄이면서 모공이 막히지 않게 해주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어느 쪽의 효과가 주된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여드름 연고를 대체적으로 나눠보겠습니다.
모공이 막히는 것을 줄여주는 연고는 대부분 비타민 A의 유도체인데 트레티노인이나 아다팔렌 등이 있습니다. 내성이 생기지 않지만 사용상의 주의사항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상황을 보아가며 도포 회수와 부위를 조절해서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극이 생기는 것 같으면 여드름이 올라오는 중이라고 할지라도 사용을 중단하여야 합니다.
여드름 균을 줄이는 연고에는 각종 항생제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는 내성이 생기기 쉬운 것도 있고, 내성이 생기지 않는 종류의 것도 있습니다. 내성이 생기기 쉬운 것의 대표적인 것은 클린다마이신인데,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써서는 안되겠지만, 반면에 초기에 잘 듣기 때문에 단기간 쓰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 종류의 연고는 어중간하게 써서는 안되고, 쓰는 시기와 안 쓰는 시기를 정확히 가려서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반면 내성이 생기지 않는 것의 대표적인 것은 벤조일 퍼옥사이드 성분입니다. 유지로 쓰기에 좋지만 간혹 자극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서 매우 주의해서 써야 합니다.
몇 가지의 성분을 섞은 복합제재들도 있습니다. 효과가 높지만 안정화에 문제가 있거나 주의사항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경우가 꽤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고는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각 단계 별로 필요한 연고가 있고, 때로는 몇 가지를 조합하고, 때로는 먹는 약을 같이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쟁에 비유하자면, 전투할 때 무조건 육군 1개 사단을 투입하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전쟁의 규모에 따라 소규모 전투에는 중대병력만을 투입하면 되고, 더 크면 포대, 때론 비행기도 떠야 합니다. 여드름과의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드름이 소강상태에 들어섰을 때 쓰는 연고와 전반적으로 올라올 때, 그리고 염증이 크게 생길 때 써야 할 연고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