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나빠질까?

작성일 : 2019-03-15       조회수 : 342

 



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나빠진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몇 십년 전에 조사한 연구에서 실제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 한동안 이것이 정설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결론이 맞는지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초콜릿에 앞서 식사와 여드름의 관계에 대하여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식사는 여드름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긴 합니다. 단지 몇 가지 음식을 피한다고 해서 안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에서의 식사 조절과 비슷하여서 리스트는 무척 깁니다. 그러나 간단하게 말해서, 먹으면 혈당치가 빠르게 치솟는 음식은 (조금 학술적으로 표현하자면 glycemic index가 높다고 표현합니다.) 여드름을 나쁘게 만듭니다. 그 이유는,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이를 낮추기 위하여 인슐린 등 다양한 인자들이 분비되는데, 이것들이 피지선에 작용하여 여드름이 더 많이 나게 만듭니다. 주로 단 음식들이 이렇게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라가게 만듭니다. 예를 들자면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초콜릿과 같은 음식들이지요. 즉, 초콜릿은 혈당치를 올려서 여드름을 나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연구를 해보니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인 델로스트 박사는 밀크 초콜릿과 젤리빈으로 비교를 하였습니다. 두 음식은 비슷한 정도로 혈당치를 올릴 수 있는 양으로 조절을 하였습니다. 이후 여드름의 정도를 비교하였더니 젤리빈은 여드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은 여드름이 평균 5개 정도 더 났습니다.


그런데 밀크 초콜릿에는 설탕 성분 뿐 아니라 우유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 우유도 여드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설탕이나 우유가 들어가 있지 않은 다크 초콜릿으로 연구한 논문도 있습니다. 여드름이 잘 생기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탕이나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99% 순도의 카카오 다크 초콜릿을 주고 4주 후에 조사를 하였더니 여드름이 잘 생기는 사람들에서 여드름이 나빠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여드름의 갯수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습니다.


마이애미 대학 피부과의 버만 박사도 비슷한 실험을 하였습니다. 여드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드름이 나지 않는 젊은 남자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유나 설탕이 들어가 있지 않은 순도 100%의 초콜릿을 주었더니 염증성 및 비염증성 여드름이 모두 증가를 하였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여드름 연구는 대부분 남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여성들은 생리 주기에 맞춰 여드름이 변화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왜 초콜릿이 더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완전히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코코아의 성분 중 플라보노이드는 항염작용을 가지므로 여드름에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코코아의 성분 중 코코아버터는 올릭산과 스테아릭산이 들어가 있는데, 올릭산은 동물 실험 상 모공이 막히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초콜릿의 다른 성분이 염증을 더 심하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여드름의 발생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단순하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여드름이 나빠지는 원인이 다르고, 초콜릿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콜릿을 먹은 모든 사람들에서 여드름이 나거나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초콜릿을 먹은 후에 여드름이 나빠진다고 하여도 초콜릿 성분이 문제였는지, 아니면 그 안에 들어간 우유나 설탕 성분이 문제였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초콜릿을 안먹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사실 먹어도 상관 없는데 무조건 안먹는다면 그것도 슬픈 일이니까요.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귀찮고 정확한 방법은 매일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그 날의 여드름 정도를 기록하여 나중에 비교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몇 주간 계속 하여야 하므로 굳은 마음을 먹지 않고는 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차라리 그냥 다크 초콜릿(밀크 초콜릿은 안됩니다)을 많이 먹어보는 생체 실험(?^^)을 해보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습니다. 한 번 먹어보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일주일 정도는 꾸준하게 어느 정도 양은 먹어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 주기를 고려해서 테스트를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혹은 초콜릿이 안좋은 것 같은데, 굳이 초콜릿을 좋아하지도 않는다면 그냥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쓴이 : 드림피부과 이호균 원장